양치식물

봄을 기다리게 하는 청나래고사리

풀세상 2023. 1. 26. 10:12

지독한 한파가 지속되는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다가오듯이 이 추위도 겨울의 끝자락을 말해주는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봄에 만날 여러 식물들을 떠올리며 어서 겨울이 가길 바라는 마음이 클거라 보는데요. 저 또한 무슨 병처럼 겨울의 끝자락에선 늘 불면증을 겪으며 봄에 만날 식물들을 그리워하고 식물도감을 뒤적거리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어제는 3년 전쯤에 인스타그램에 올린 청나래고사리 사진을 발견했는데 그 고운 모습에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 바빠졌습니다. ^^

 

청나래 고사리는 우드풀과 청나래고사리속의 양치식물입니다. 일반 고사리에 비해 덜 알려져 있지만 먹을수 있는 고사리이며 특히 일본에서는 상당히 수요가 많은 산나물이라고 하네요. 자연 상태의 청나래고사리는 일반 고사리에 비해 개체수가 적고 그늘지고 습한 땅에서 주로 자라기 때문에 산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고사리지요. 하지만 자생지를 만나면 상당히 큰 무리를 이룬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땅속으로 뻗는 줄기(지하 포복경)가 있기 때문입니다. 

동글 동글 잎을 오므리고 세상 구경나온 귀여운 청나래고사리의 새싹
아직 오므리고 있는 잎과 살짝 피어난 잎이 섞여있는 모습

위의 두 사진의 모습이 청나래고사리를 식용으로 채취하기에 좋은 상태입니다. 잎이 살짝 펼쳐졌더라도 잎자루 부분이 부드럽다면 식용으로 가능합니다. 

 

잎이 거의 펼쳐진 모습.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

청나래고사리는 식용으로 이용하는것 말고도 관상용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는 고사리입니다.  그늘지고 습한 땅을 좋아하는 탓에 그 환경에 맞는 장소에 식재하는 조경식물로 수요가 늘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받을거 같습니다.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농장이 많지 않아서 일부는 자연에서 채취한 청나래가 유통되기도 하나 봅니다. 땅속 줄기가 있는 식물이니 번식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겁니다. 지금부터라도 대량증식에 힘써서 더 이상 자연에서 채취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네요. 

 

청나래고사리의 자태에 반해서 가정에서 화분에 기르고 싶은 분들도 있을텐데요. 화분에 기를때는 먼저 내 집 환경에 맞는지를 따져봐야 겠습니다. 온대성 식물이기 때문에 겨울 휴면을 시키는게 좋은데요. 거실과 분리된 베란다가 있어서 겨울을 춥게 나주는게 좋겠지요. 겨울에는 잎이 말라서 사그러졌다가 봄에 다시 싹이 나오기 때문에 겨울철 물관리에 신경을 안써서 말려죽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잎이 없더라도 흙이 마르면 흠뻑 물을 주셔야 합니다. 이런 환경이 된다면 한 화분쯤 꼭 길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창으로 스며드는 햇살에 푸른 나래를 펼치는 고사리가 만드는 풍경.... 생각만해도 멋지지 않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