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횡무진 식물이야기

평범하지 않은 풍란의 탄생과 성장과정

풀세상 2023. 1. 31. 08:37

꽃시장에서 흔히 볼수 있는 작은 풍란들.... 그 풍란이 어떤 과정을 통해 자라는지 아는 분들이 많지 않을거라 생각하는데요.  사진과 함께 풍란이 태어나서 자라는 과정을 함께 살펴 보시지요.^^

 풍란을 비롯한 많은 난과식물들의 종자는 배유(배젖)라는 부분이 발달해 있지 못해서 스스로 싹을 틔우기 힘든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종자의 구성 요소인 배, 배유, 종피 중 배유 부분이 없기때문에 난과식물의 종자를 종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지요. (어딜가나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꼭 있잖아요? ㅎㅎ)  암튼, 이러한 종자 특성때문에 자연에서는 미생물과 공생하여 싹을 틔우는데 그 확률이 아주 낮다고 하죠. 그래서 인위적인 번식을 하고 있는데요. 무균상태의 인공배지에 파종하여 발아시키고 모종을 길러내는 방법입니다. 흔히 조직배양이라 부르지만 엄밀히 말하면 생장점같은 조직을 이용해 배양하는 것이 아닌 씨앗을 이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무균 실생배양이라 부르는게 맞겠지요. 

 여름에 꽃이 피는 풍란을 인공수분 시키면 길쭉한 꼬투리가 생기는데요. 초겨울쯤에 성숙하게 됩니다. 꼬투리째 소독을 해서 무균배지에 파종을 하면 분필가루 같았던 씨앗들이 부풀기 시작합니다. 

무균배지에 파종 후 조금씩 부풀기 시작하는 모습
원괴체(protocorm) 형성

 시간이 지나면서 더 크고 빵빵한 모습으로 변하는데 이를 <원괴체>라 부르지요. '원형의 덩어리 물체'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겠네요.  난과식물은 외떡잎 식물이기 때문에 원괴체에서는 처음에 떡잎 한장을 내밉니다.^^ 

 

원괴체가 생기고 또 시간이 많이 흐르면 위에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잎과 뿌리가 나와 진정한 식물체의 모습을 갖추는데요. 이렇게 배양병 안에 가득 찰 정도가 되면 새로운 배지가 담긴 병으로 조금씩 나누어 이식해 주어야 하죠. 이런 과정을 계대배양이라 합니다. 

 

 아주 작은 풍란들을 일정 갯수만 이식해주면 넓은 공간에서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합니다. 

중간 정도 자란 풍란의 모습

그렇게 또 시간이 흘러 이제 배양병 밖으로 꺼낼만큼 자랐습니다. 튼실하죠? ^^

무균배양을 할때는 인공광에서 기르기 때문에 병에서 꺼내기 전에 하우스 자연광에 일단 적응을 시킵니다. 이때 병뚜껑을 살짝 비틀어서 약하게 공기순환이 되게 해주면 순화에 많은 도움이 되지요.

핀셋을 이용해 풍란을 병에서 꺼내 뿌리 부분의 배지를 깨끗이 씻어낸 뒤 깨끗한 수태로 감아 포트에 심어줍니다. 

 

또 시간과 공을 들여 몇 달을 더 재배하면 꽃시장에 출하할수 있는 크기가 되는데요. 이 작은 풍란을 생산하는데 참 많은 정성과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씨앗에서 출하까지 2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거 같아요. 물론 품종이나 배양기술, 재배기술에 따라 시간 차이가 있긴 합니다.

 

풍란이 발아하고 자라는 과정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이제 꽃시장에서 풍란을 마주친다면 반갑게 인사해 주세요.~^^